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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맞춰서 창업한다?

아직 창업 준비가 덜 되었다는 말과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내기’ DNA가 있는 것 같다. 당장 나만 해도 학창 시절 농구나 축구를 할 때에는 꼭 점심 내기를 했고 의견 충돌이 날 땐 꼭 “내기할래?”라는 말이 나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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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창업을 할 때도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마음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요즘 창업해서 살아남기가 참 어렵다는데, 어떤 업종이 요즘 트렌드 인가요? 성공하려면 어떤 브랜드를 하는 것이 좋은가요?”
트렌드에 맞춰 적절한 타이밍에 창업해서 손쉽게 성공을 거며 쥐고 싶은 마음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하지만…
한창 잘 나가는 브랜드를 창업해도 90퍼센트는 망한다.

이미 국내 창업 시장의 경쟁 수준은 한계에 도달해있고 특히 외식업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져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창업했다가는 고객이 눈길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성공하는 핵심 요인은 자신의 핵심 역량이다. 외부 환경과 트렌드가 사업 성공의 핵심이 절대 아니란 말이다.

트렌드다, 뜬다 하고 언론과 책에 등장하면 이미 한물간 정보이거나 확산을 위한 마케팅용 정보일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창업 시장에는 매년 히트 브랜드들이 나타난다. 2000년대 초반 전설처럼 회자되는 찜닭 브랜드들로 시작해서 천 원 만두 전문점, 토스트 전문점, 밥버거, 로티번, 버블티, 벌꿀 아이스크림 등. 지금까지 잘된다고 알려진 곳이 있나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뜬다고 우후죽순처럼 생긴 브랜드들은 대부분 1~2년 반짝하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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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브랜드들의 프랜차이즈 본사는 돈을 엄청 번다. 전해 듣기론 한 커피 브랜드의 대표는 3년 전 3.5평 가게로 시작했는데 작년 말에 포르셰를 사고 사옥을 강남으로 옮겼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20년 전에는 프랜차이즈로 배달 전문 치킨집을 해도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소문이 나고 트렌드가 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치킨집을 하게 되었고, 최근 치킨 집해서 아파트 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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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값이 올랐다는 뉴스가 나오면 그다음 해에는 양파 가격 폭락 뉴스가 나오곤 한다. 너도 나도 양파 농사를 지으니 그 가격이 이전과 같을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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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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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성공하고 싶다면 트렌드로부터 가능한 떨어져라.

요즘 이런 업종이 뜬다, 이 브랜드를 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광고쟁이와 전문 가입 척하는 점쟁이들의 책임감 없는 말들에 속지 말아라. 트렌드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사회의 흐름, 인구구조나 소득 구조의 변화, 유통구조의 변화 등을 알기 위함이지 요즘 뜨는 업종이 무엇인지 알기 위함이 아니다. 양파 가격이 뜬 이유는 무엇인지, 내 토지에 맞는 작물인지, 나는 양파를 재배해서 판매할 루트를 가지고 있는지, 내년 수입시장에서 양파와 관련된 이슈는 무엇이 있는지 등을 알기 위한 것이 트렌드 공부이다.

작년에 혜성같이 등장해서 창업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브랜드가 과연 내년에도 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잘 지켜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