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Liked

‘바르다 김선생’ 정말 나쁜 본사인가?

 

가맹 본사와 가맹 점주의 끝없는 갈등


전혀 바르지 않은 ‘바르다 김선생’의 갑질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에서 끝없는 논쟁 중에 하나가 가맹점주와 가맹본사와의 갈등이다. 본죽, 미스터피자, 비비큐 등 경우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매년 이런 유명 브랜드의 본사와 점주 간의 갈등이 불거지곤 하는데, 이번에는 프리미엄 김밥 시장을 개척한 바르다 김선생이 그 주인공(?)이 되었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 중에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좋은 사업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그간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참 많은 실수를 했고 창업자를 기만하는 나쁜 일도 많이 했으며 과도한 폭리로 창업자들의 눈물을 흘리게 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러한 인식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소수의 위에 언급한 나쁜 본사들 때문에 좋은 마인드로 사업을 하려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기도 하다.

필자의 경험으로 프랜차이즈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두 가지의 마음을 가지고 온다. 이 브랜드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왔고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과 동시에 프랜차이즈에 대한 불신의 마음이 공존한다. 어떻게 보면 모든 거래가 이렇겠지만, 그래도 유독 불신이 심한 창업 시장이라서 더 그러한 것 같다.

마침 바르다 김선생에 대한 아주 상반된 양측의 글이 있어서 소개를 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창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먼저 양측의 이야기를 다 읽어보았으면 한다.

 

 

가맹점주 입장

(기사 전문 보기 :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277&aid=0003718119 )

_
전혀 바르지 않은 ‘바르다 김선생’의 갑질.

바르다 김선생 가맹점주 협의회장은 30일 가맹본사의 불공정행위를 규탄하는 가맹점주협의회 집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밥전문점 바르다 김선생을 운영하는 112명의 가맹점주들은 서울 강남 죠스푸드 본사 앞에서 가맹 본점의 불공정행위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바르다 김선생에서 3200원짜리 김밥을 팔아 월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려도 가맹점은 적자인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며 본사 배불리기가 도를 지나쳤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_

 가맹본사 입장 (죠스푸드 나상균 대표의 페이스북 글)

첫째, 돼지고기는 아시다시피 좋은 지방이 적당히 섞여야 그 풍미를 느낍니다…. 그런데 지방만 모아 편집해 혐오스러운 영상을 내보냈습니다.

둘째, 본사가 가족점에 납품하는 당근채는 별거 아니라 생각하시지만 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재료입니다…. 그런데 원물과 완제품과 단순 중량 비교되었습니다.

셋째, 단무지입니다. 단무지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희는 5 무 백 단무지를 풀무원으로부터 납품받고 있습니다… 이 또한 시중 저가 노란 단무지와 단순비교되었습니다.

_


_
양측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가맹점주는 본사가 물류 마진에 있어서 폭리를 취했으며 수익률을 허위로 제시하였으며 본사 기준을 벗어나면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일방적인 가맹 해지를 했다는 것이다.

가맹본사는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한 동일한 식부자재를 사용해야 하며 프리미엄 김밥 콘셉트의 유지를 위해 고급 재료를 사용하고 있어 기사에서 비교된 최저가 제품과는 질이 다르기에 가격이 더 비싸다는 말을 하고 있다. 또한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유도심문, 녹취 등을 한 가맹점주 측의 주장 내용만을 듣고 기사화한 언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_
개인 매장, 가맹 본사 모두 운영해본 입장에서 둘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간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잘 풀릴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 이렇게 일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듯하다.

분식업은 원래 수익률이 낮은 업종

가맹점주는 많은 돈을 투자했고 열심히 일하는데 수익이 적게 나니 불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지만 많은 음식을 빠르게 제공해야 하는 분식업이 원래 매출에 비해 인건비의 비율이 높아서 수익성이 낮은 업종이라는 것을 창업자들이 잘 모르고 창업한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다.

작년 우리 매장 옆에 10평의 분식집에서 월 매출이 3,000만 원이 넘어서 깜짝 놀란적이 있었는데 인건비가 1500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의아한 적이 있었다. 유명한 김밥 체인점이 었는데 젊은 여자 사장이 장사 경험이 없다 보니 경력자들을 채용해서 인건비가 굉장히 많이 지출되고 있던 것이었다.

외식업의 원가율은 보통 30~40%로 거의 정해져 있다. 만약 이보다 낮다면 재료의 품질에 이상이 있을 확률이 높아서 좋지 않고 이보다 높다면 대박 매장으로 고객들은 몰리겠지만 점주의 수익이 낮을 확률이 높다.

저가 프랜차이즈들이 그래서 초반에는 고객들이 몰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주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스타벅스는 왜 가맹사업을 안 할까?

– 브랜딩을 유지하기에는 전 매장 직영점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_

가맹본사 나상균 대표의 말처럼 브랜딩을 유지하기 위한 통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고객이 그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고 그래야 가맹점이 확산되고 가맹본사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프랜차이즈의 치명적인 한계가 드러나게 되는데, 가맹본사는 전체의 합인 [브랜드 = 바르다 김 선생]이 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맹점주는 개인인 자신의 수익이 제일 중요하다.

하나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두 주체(본사/점주)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운영하니 그들 간에 분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의 프랜차이즈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라고 생각한다.

_

 

그래서 스타벅스는 전 세계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한다. 전점 직영 브랜드와 가맹본사 모두 운영해본 필자의 경험으로도 그 둘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점주의 개성, 상권, 가치관등이 다 다른데 모든 것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전 매장에서 동일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브랜드를 대하는 나상균 대표의 글은 맞지만 프랜차이즈 점주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유지되는 것보다 자신의 수익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발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_
바르다 김선생, 정말 잘 만든 브랜드인데…

 

kim_01_
바르다 김선생은 제품, 디자인, 실내 인테리어, 서비스 방식, 패키지 등 거의 모든 요소에서 브랜딩 설계가 잘되어있는 곳이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 철학을 담아 만든 브랜드인데 이 모든 것을 전 가맹점에서 유지하기 위해 통제하다가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직영점만 운영할 때는 정말 멋있는 브랜드였는데… 필자는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해 위와 같은 회의를 느끼고 1년 이상 고민하다가 나름의 대안인 라이선스 창업이라는 솔루션을 선택했었다.

라이선스 창업이란 : 모든 것을 통제하는 방식의 포지티브 방식이 아닌 최소한의 제한 이외에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프랜차이즈 모델이다.

어떻게 보면 한발 물러선 것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모델만 고집하다가 몰락한 자동차 회사 포드(Ford)사처럼 지금 창업시장에서는 모든 매장을 똑같이 찍어내서는 각 매장별 경쟁력을 갖기에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핵심 요소를 정의하고 그것 외에는 점주와상권에 맞는 최적의 대안을 찾아주는 것이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라이선스 브랜드 스페셜티 커피 하우스 어썸 커피 같은 경우는 스페셜티 원두 이외에는 메뉴를 제약하지 않는다. 점주가 원하는 메뉴, 상권에 맞는 메뉴를 큐레이션 해서 최적의 제품과 거래처를 선정해줌으로써 해당 매장의 경쟁력과 수익률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

 

kim_02
사진 출처 : 전남 일보 (http://jnnews.co.kr/news/view.php?idx=153610)

_
하지만 나상균 대표의 페이스북 글은 같은 산업에서 종사한 입장에서 마음에 짠한 울림이 있기도 했다. 고객과 가맹점주, 그리고 언론사들을 상대로 진심으로 소통하려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자세를 가지고 있는 대표라면 어쩌면 “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프랜차이즈의 통일된 멋진 브랜드를 만들 수도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이번 일을 바르다 김선생이라는 좋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가맹본사와 가맹점주들이 서로 대화하는 가운데 어떻게 풀어나가고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