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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본사들 왜 이렇게 힘든가?

창업자들이 너무 똑똑해졌다. 

 

경기가 어려우면 창업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외식 자영업자의 비중이 미국의 6배, 일본의 2배로 유독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이기도 하다. 연일 등장하는 명예퇴직 뉴스는 프랜차이즈 본사에겐 고객들이 늘어난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최근 들어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다들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다. 대체 왜 이렇게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필자는 가장 큰 이유는 창업자들이 급속도로 똑똑(?)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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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보의 발달 – 브랜드 비교, 창업 정보, 유통 정보등이 인터넷에 다 있다. 너무 많을 정도로.

2. 스마트 폰 – 정보를 실시간으로 폰에서 검색해서 얻을 수 있다. SNS를 통해 브랜드에 대해 광고가 아닌 진짜 고객들의 반응까지도 알수 있다.

3. 신뢰를 잃은 프랜차이즈 본사 – 최근 2년새 2천개가 넘는 본사가 생겼다. 많은 창업자들이 본사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매장 창업과 프랜차이즈 본사 창업은 차원이 다른 영역인데 너무들 쉽게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실력없는 본사들이 발생하고 그들을 통해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4. 유통의 혁명 – 제조사가 인터넷 몇번 클릭하면 고객에게 직접 팔수 있다. 그래서 중간 마진을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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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모든 요소들은 창업자들을 변화시켰다. 치킨집을 하고 싶으면 10년전에는 프랜차이즈를 할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기기, 레시피, 구매, 디자인등 각 영역별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어 직접 창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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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장을 리딩 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거의 10년 이상의 브랜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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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1등이니까.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한 창업에서 1등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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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은 지금 커다란 규모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1등 브랜드와 트렌드를 타고 급성장하는 핫한 브랜드 몇 곳을 제외하고는 매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최근 5년간 가장 극적인 변화는 ‘모바일’이었다. 손 안에서 즉시 모든 것을 검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창업자들이 정보를 얻게 되는 속도, 취득 양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이제 창업자들은 광고나 신문 등의 매체에서 말하는 프랜차이즈 정보를 믿지 않는다. 3~4년 전만 해도 신문에 300만 원짜리 광고하나 내면 100명 모으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지금은 20명 모으기도 어렵다. 프랜차이즈 영업 대행을 주로 하던 창업 컨설턴트들은 2013년 공중파의 집중포화로 인해 역시 창업자의 신뢰를 잃었다. 자본력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여전히 수십억에 달하는 광고비를 투자하며 유지하고는 있지만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어 적자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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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점 닫고, 직원 줄이고…커피전문점, 구조조정 시작되나

머니투데이 뉴스http://m.mt.co.kr/renew/view.html?no=2015122416492952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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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4년 전에 비해 지금은 창업자들은 굉장히 똑똑해졌다.

프랜차이즈가 독점하던 제품과 유통에 대한 지식들이 이젠 더 이상 그들만 아는 지식이 아니기 때문에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창업해야 하는 이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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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당황하고 있다. 

제조사가 직접 인터넷에 물건을 올리니 일명 ‘개설 마진’이라 불리는 중간 이익을 취하기 어려워져 수익률은 줄어들고 있으며, 독특한 메뉴를 개발해도 한 달이면 인터넷에 레시피가 돌아다니니 창업자를 설득할 수 있는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차별화된 브랜딩, 체계적인 시스템, 합리적인 창업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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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500개 정도의 매장을 운영 중인 브랜드의 대표님과 대화중에 4년간 준비해서 론칭한 사업모델을 3달 만에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카피해서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가지고 나왔다고 한다. 10여 년 전 처음 브랜드를 론칭했을 때는 아무 시스템도 없이 시작해서 누군가가 카피 브랜드를 만들까 봐 매일 불안해했음에도 5년이 넘도록 아무도 카피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3 달이면 카피 브랜드가 시장에 나오니 다들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보다는 카피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이야기였다. 심지어 카피 브랜드가 더 잘 만들어져서 나오는 경우도 많아서 사업하기 참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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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은 점점 더 까다롭게 프랜차이즈 본사를 검증하기를 원하고 프랜차이즈 본사들끼리는 서로 브랜드를 카피하며 싸우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보통 이런 경우 전혀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회사가 시장을 새로 개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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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표준화와 T자형 디자인 차량으로 기존 자동차 가격의 몇 분의 1도 안 되는 850달러로 1900년대 초반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던 헨리 포드는 가격을 낮추는 데에만 집중하여 265달러까지 차량 가격을 낮추며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루어내며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지만 변화를 거부하며 가격에만 집중하다가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겨냥한 GM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다.

포드사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바로가기 – [헨리 포드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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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프랜차이즈 본사들을 보면 마치 1920년대 포드사를 보는 것 같다.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가면 브랜드는 다들 차별화를 노력하기보다는 저렴한 창업 비용만을 강조하고 있다. 포드는 자동차를 교통수단 그 이상으로도 이하로도 보지 않았지만 GM은 자동차는 교통수단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지위의 상징이자 개성을 드러내는 매체로 인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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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창업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창업이란 그저 매장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개업’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개업 이후 성공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한다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똑똑한 고객들이 그런 회사를 알아볼 것이라고 기대한다.